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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고1도 끝나가는데 자퇴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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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잘 짜이지 못했고 누가 이런 글을 읽는 고생을 하게 만드네요. 그런데 누군가 읽어주었으면 하고 생각나는 곳이 별로 자퇴하는 걸로 욕 안 할 만한 곳이 여기밖에 생각이 안 나서 여기다 써요. 중학교에 다닐 때부터 학교가 별로 즐거운 장소는 아니었어요. 중학교 2학년 때 은따를 당했고, 3학년 때는 학생부장이 강압적으로 애들을 이끌고 갔는데 제가 그건 잘못된 거 아니냐고 교무실에서 화도 안 내고 말씀드렸을 뿐이었는데 저를 애들 앞에 세우고 애들을 통솔하게 시켰어요. 제가 소극적이고 남들 앞에 나서는 걸 싫어하니까 그 사람은 제가 가장 끔찍하게 생각하는 방식으로 절 괴롭힌 거죠. 그 학생부장이 강당에서 연설하셨는데, 화장한 학생들에게 업소 여자 같다고 말했어요. 저는 도덕을 가르치는 담임 선생님께 여쭤 봤어요. 그런데 담임 선생님은 난 못 들었다고 말씀하셨죠. 못 들었다는 게 말이 안 되고, 들었든 못 들었든 확인은 해 볼 일인데 그 사람은 일부러 모른 척 한 거예요. 학생 부장이란 사람은 사회성이 부족한 제 친구를 집어서 괴롭히고 별거 아닌 일로 트집을 잡았어요. 담임 선생님도, 제가 억지로 참가한 배드민턴 토너먼트에서 제대로 안 했다고 애들이 화를 냈는데 그 때 제가 울었거든요. 그런데 담임 선생님은 왜 우느냐고 묻더니, 저 보고 사회생활 어떻게 할 거냐고, 군대는 어떻게 갈 거냐고, 왜 그런 걸로 오버를 하냐고 저한테 화를 냈어요. 도덕을 가르치는 사람이라 많은 기대를 했는데 실망했죠. 중학교 3학년 1년 동안 이런저런 고통스러운 일로 힘들었어요. 저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학교를 그만두겠다는 말을 했고 3학년 생활이 끝나갈 때쯤 고등학교를 안 가겠다고 말씀드렸어요. 그 이후로 부모님과 많이 싸웠고 결론은 고등학교 1학기를 다녀보고 결정하자는 것이었죠.
고등학교에 올라오니 더 힘들어졌습니다. 첫 시험에서 수학을 4등급 받았습니다. 모의고사는 1등급을 받았기 때문에 짜증이 났어요. 이번 담임 선생님은 매일같이 수학 성적 이야기를 꺼내면서 안 그래도 기분 나빴던 저를 더 힘들게 했어요.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다른 거 보고 있으면 수학 성적이나 올리라고 말했어요. 눈물을 다섯 달만에 다시 흘려 봤어요. 서러웠기 때문이에요. 푸는 법은 다 알고 있었는데 시간이 없었어요. 수학은 원래 재미있는 공부인데, 내신 시험에서 고득점을 받기 위해선 교과서와 보충교재 문제를 외워서 푸는 시간을 줄여야 했죠. 달달 외우고 시험을 치니까 기말고사에서 94점이 되더라구요. 중간 기말 수행 합산해서 전교 2등을 했어요. 9월에 본 시험에서는 국영수 1등급을 할 수 있었어요. 중학교 때는 상상할 수 없었던 성적이라 기뻐하고는 싶지만 기뻐하기 어렵네요. 전 성적을 자랑하고 싶지 않아요. 왜냐면 저는 성적이 낮으면 부모님이 자퇴를 허락해 주시지 않을 것 같고 수학 시험을 망쳤을 때 담임 선생님의 그 행동과 애들의 반응을 다시 느끼고 싶지 않기 때문에, 전 억지로 공부를 했어요. 제가 좋아했던 여러 종류의 책을 읽을 시간이 없었어요. 제3인류 5,6권은 사 놓고 아직 읽지 못했어요. 중학생 때 4권까지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는데 지금은 시간이 없어요. 제가 사회성이 떨어지고 말을 더듬고 유머가 없다는 것에 대해 면죄부를 받기 위해서는 높은 성적을 받아야 해요. 원래 공부 잘 하는 애들이 그렇다는 말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며칠 전에 애들 앞에서 팔뚝을 맞았어요. 왼쪽 팔뚝 다섯 번, 오른쪽 팔뚝 세 번을 맞았어요. 제가 독서/봉사/대회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였죠. 근데 참여 안 한 애들보다 참여 한 애들이 더 적어요. 제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몰라요. 근데 팔뚝이 아프고 애들은 진지하지 못해서 깔깔 웃기만 하고 있었죠. 다시 저는 눈물을 흘렸어요. 저는 성적을 높이느라(공부라는 말을 쓰고 싶지 않아요)촉박하게 지내는데 그런 것까지 하면 인생을 학교에 다 바치란 뜻인가요?
방금 전에 제가 성적이 좋아야 자퇴를 허락해 주실 거라고 썼는데 부모님은 제가 수시로 대학에 들어갈 기회를 갖고 있다면서 자퇴는 안 된다고 말씀하세요. 제가 성적이 낮았다면 분명히 제가 스스로 공부하는 의지가 부족해서 걱정되니까 자퇴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을 거예요. 지금 심리상담센터에서 두 차례 상담을 했는데, 그 사람은 조심스럽게 저에게 약 복용을 제안했어요. 제가 조금 학교의 문제에 대해서 정서적으로 둔감해질 수 있게 해 준다고 해요. 상담사 선생님은 제 이야기에 잘 호응해 주었고 제 의견에 무조건 반대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그 사람을 원망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제가 지금까지 학교에 느꼈던 불만이나 게임 얘기만 하는 애들에 대한 불만이나 부모님에 대한 불만은 다 뭘까요. 중학교 때부터 그렇게 힘들었는데 결국 제가 약을 먹고 둔감해지면 해결되는 일이었나요?
심리상담센터에서 심리검사를 했어요. 이번 주 토요일에 결과가 나오는데요, 심리상담센터가 정신병원은 아니지만 차라리 제가 정신병을 앓고 있다고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저 보고 견뎌내라고 말하던 사람들이 너무 싫고 제가 힘들다고 말하는 것보다 확실하게 저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남들은 다 학교 잘 다니는데 저는 멍청해서 애들하고도 잘 어울리지 못하고 할 말 없으면 웃기나 하고 말을 엄청나게 더듬어요. 그것도 정신병은 맞지요. 그럼요. 남들이 이런저런 충고랍시고 했지만 결국 다 제가 친구를 사귀려고 노력하지 않아서 생기는 일이라는 의미의 말을 하죠.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정신병이 있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자신은 없어요. 부모님은 오늘도 자퇴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대학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물론 중요하지만..
http://ilwar.com/teen/248989
자퇴해도 대학 잘만 가요. 내 친구 중에도 고1 때 자퇴했지만 서울에 있는 괜찮은 4년제 대학에 들어간 사람 있어요. 부모님이 농님 대학 때문에 자퇴를 반대하신다면 자퇴 후의 대학 진학 계획에 대해 브리핑을 해보는건 어떨까요?
자퇴랑 대학이랑은 별로 상관 없어요. 특목고 갔다가 진로 바꿔서 자퇴하는 경우도 많고, 성공적으로 진학 잘만 하는데요. 학교 다닌다고 꼭 대학갈 확률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고 혼자 공부할 자신만 있다면.
본인이 평생 '대학 어디 나왔어?'란 질문을 '몇 살이니?' 처럼 초면에 디폴트로 받아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으면 안 가도 괜찮아요. '대학 안 나왔어요'라고 대답하면, '그래 요새는 대학 별로 안 중요해'라고 말하면서 (얼마나 공부를 못 했으면...)이라는 눈초리로 보여져도 신경쓰지 않을 수 있으면 안 가도 괜찮아요.
대학 안 간 제가 근 10년 간 매일같이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겪고 있는 일이라 말씀드려봤고요...

그리고... 본인이 '학교'라는 체제 자체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게 문제라면('학교' 밖에 있을 때, 방과 후나 휴일에, 본인이 더 편하고 자연스럽게 있을 수 있다면), '학교'라는 울타리에만 들어가면 이상해진다면 자퇴가 방법인 것 같기는 하네요.
만일 그게 아니라 학교를 벗어나서도, 학교 밖에서도 신경 쓰이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상담사 선생님이 말씀하신대로 좀 감정에 둔해지는 것도 방법이 될 것 같아요. 감정에 민감한 사람들은 아무래도 타인의 반응이나 행동에 대해 더 크게 와닿고 크게 느끼고 크게 생각하게 되니까요...

아무튼 스무살의 디폴트가 '대학생'인 나라에서 살려면, 8~18세의 디폴트가 '학생'인 나라에서 살려면, 19세의 디폴트가 '(대학 가느라 힘든 수험준비하는) 고3'인 나라에서 살려면 그 디폴트에 내가 속하지 않아도 좀 덜 신경쓸 수 있으면 정신적으로는 스트레스를 덜 받을 거예요. 전 아직도 19세의 디폴트가 '수능 공부하는 고3'인 게 불만이라 아직까지도 인생을 좀 스트레스 받으면서 살거든요.

자퇴를 고민하신다면 이런 부분도 생각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미 윗분들이 좋은 답을 해주셨네요.

힘내세요. 가족이 가장 큰 걸림돌일 겁니다.


무엇이 중요한가 알고 싶으면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사람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 보면 됩니다.
대학이란 고급 노예 양성소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노예 양성소에서 필요한걸 가져갈 수도 있겠죠.
압력에 못 이겨 다하니까 나도 할 것인가, 필요하다고 내가 주체적으로 생각해서 갈 것인가
그 차이가 앞으로의 모든 삶을 결정합니다.

대학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무엇을 위해 필요한가?
그것은 본인이 결정해야 합니다.
본인의 미래를 그리고 그 미래에 대학이 무슨 도움이 될 것인가?
대학을 가지 않아도 그 미래를 이루는데 아무 지장이 없는가?

아무 미래도 없거나 나이 든 노예의 미래를 계획한 사람에게는 대학은 좋은 노예로 만들어주는 곳이겠죠.
귀하가 그리는 미래는 무엇입니까?

대학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입니다. 수단이란 항상 목적을 전제하는 겁니다.
목적이 없기 때문에 수단을 어떻게 이용할지 결정하지 못하는 겁니다.

귀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습니까?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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