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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워 근대문학 -운수 좋은 날-

ejvej명 읽음17개 덧글
새침하게 흐린 품이 눈이 올 듯하더니, 눈은 아니 오고 얼다가 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었다.
첫번에 삼심 초, 둘째 번에 오십 초 ─ 아침 댓바람에 그리 흉하지 않은 일이었다. 그야말로 재수가 옴붙어서 근 열흘 동안 자위도 못 한 김한남은 거의 눈물을 흘릴 만큼 기뻤었다. 음흉한 눈깔에 여자 한 명도 들일 수 있거니와, 그보다도 주린 좆에게 섹스 한 번도 바칠 수 있음이다.
그의 좆이 발기부전으로 빌빌거리기는 벌써 달포가 넘었다. 발기부전이 이대도록 심해지기는 열흘 전에 야동을 보고 한 자위 때문이다. 그 때도 김한남이 오래간만에 야동을 천방지축으로 다운받았다.
마음은 급하고 다운로드 속도는 붙지 않아, 채 완료되지도 않은 것을 이 놈이 avi는 그만두고 미리보기로 누가 빼앗는 듯이 자위질하더니만 그 날 저녁부터 지랄병을 하였다.
"에이, 조랑복은 할 수가 없어, 자위 못 해 병, 해서 병, 어쩌란 말이야! 왜 좆을 바루 세우지 못해!"
하고 김한남은 앓는 좆을 한 번 후려갈겼다. 죽은 좆은 조금 바루어졌건만 눈물이 맺히었다.
이 환자가 그러고도 사정하는 데는 물리지 않았다. 사흘 전부터 섹스를 하고 싶다고 한남을 졸랐다.
"이런, 자위도 못 하는 놈이 섹스는……. 또, 사정하다 지랄을 하게."
라고 야단을 쳐 보았건만, 못 해주는 마음이 시원치는 않았다.
(중략)
마침 길가 방석집에서 그의 친구 치남이가 나온다.
"자네는 벌써 한 판한 모양일세그려. 자네도 재미가 좋아보이."
하고 김한남은 얼굴을 펴서 웃었다.
"아따, 재미 안 좋다고 여자 못 살 낸가? 그런데 여보게, 자네 온몸이 어째 물독에 빠진 새앙쥐 같은가? 어서 이리 들어와 말리게."
방석집은 훈훈하고 뜨뜻하였다.
"여보게 치남이, 내 우스운 이야기 하나 할까? 여대 앞에서 어름어름하며 여자 하나를 낚을 궁리를 하지 않았나? 거기 마침 마마님이신지 여학생이신지─요새야 어디 김치년과 아가씨를 구별할 수가 있던가?─망토를 잡수시고 비를 맞고 서 있겠지. 슬근슬근 가까이 가서 장작을 사시랍시요 하고 손가방을 받으랴니까 내 손을 탁 뿌리치고 홱 돌아서더니만 '왜 남을 이렇게 귀찮게 굴어!' 그 소리야말로 꾀꼬리 소리지, 허허!"
김한남은 교묘하게도 정말 꾀꼬리 같은 소리를 내었다. 모든 사람은 일시에 웃었다. 그 웃음소리들이 사라지기도 전에 김한남은 훌쩍훌쩍 울기 시작하였다.
"금방 웃고 지랄을 하더니 우는 건 무슨 일인가?"
김한남은 연해 코를 들이마시며,
"내 좆이 죽었다네."
"뭐, 좆이 죽다니, 언제?"
"이놈아, 언제는? 오늘이지."
"예끼 미친놈, 거짓말 마라."
"거짓말은 왜, 참말로 죽었어 참말로…. 내가 죽은 놈이야, 죽은 놈이야."
하고 김한남은 엉엉 소리를 내어 운다.
그러더니 김한남은 눈물이 글썽글썽한 눈으로 싱그레 웃는다.
"죽기는 누가 죽어."
하고 득의양양…….
"죽기는 왜 죽어, 생때같이 살아만 있단다. 인제 나한테 속았다, 인제 나한테 속았다."
하고 어린애 모양으로 손뼉을 치며 웃는다.
(중략)
김한남은 취중에도 여자를 사서 모텔에 다다랐다.
모텔에 들어서자마자 전에 없이,
"여자를 샀는데 일어서지도 않아, 이 놈."
이라고 고함을 친 게 수상하다. 이 고함이야말로 제 몸을 엄습해 오는 무시무시한 증을 쫓아 버리려는 허장성세인 까닭이다.
하여간, 김한남은 여자의 옷을 벗겼다. 성매수꾼은 목청을 있는 대로 다 내어 호통을 쳤다.
"이 놈, 주야장천 죽어만 있으면 제일이야! 여자를 사도 일어서지를 못해?"
라는 소리와 함께 오른손으로 죽은 좆을 애타게 매만졌다. 오른손으로 매만져도 그 보람이 없는 걸 보자, 그야말로 6.9cm짜리 좆을 양손으로 껴들어 흔들며,
"이 놈아, 서라, 서! 진짜 죽었어?"
"……."
"으응, 이것 봐, 아무 반응이 없네."
"……."
"이 놈아, 죽었단 말이냐, 왜 반응이 없어?"
"……."
"응으, 또 반응이 없네, 정말 죽었나 보이."
문득 김한남은 미친 듯이 제 손을 죽은 좆에 비비대며 중얼거렸다.
"여자를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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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쓴다고 원작을 다시 읽다가 혈압 오를 뻔 한 건 비밀입니다 ㅜ_ㅜ

아무튼 이 작품(?)을 끝으로 제가 쓰는 일워 XX문학 시리즈는 끝을 내려고 합니다.
나름대로 재미있게 쓴다고 애썼지만 결국 재미가 없어져버린 글들을 읽어주신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http://ilwar.com/pen/247925
재미있었고, 재미있어요. :)
그나저나 결국 주거꾸농~ ㅋㅋㅋ RIP(Rest In Pain) ㅋㅋㅋㅋㅋ
운수좋은날ㅋㅋㅋㅋ 역시 꼭 나올 작품이라 생각했닭ㅋㅋㅋ 늘 재밌는 일워문학 감사했다농!
역시 다시 읽어도 김첨지 개새키인 건 변하지 않네요ㅜㅜ
그간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문득 김한남은 미친 듯이 제 손을 죽은 좆에 비비대며 중얼거렸다. -> 지금도 방구석 어딘가에서 이러고 있을지도 모르는 한남들이 생각나서 숙연해지는구농ㅋㅋㅋㅋㅋㅋㅋ
고전이나 근현대소설 읽다 보면 발암 아닌 게 없었는데 농 덕분에 치유된 느낌이닭. 좋은 글 많이 써 주셔서 감사합니닭~ 스크랩 해뒀다가 혈압 오를 때마다 읽어야겠다농.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도 절묘한 센스에 감탄을 연발하며 재미지게 읽었다농 감사하닭ㅋㅋㅋㅋㅋㅋ 일워문학 부흥기의 대미를 장식하는 건 역시 운수빻은날이 제격이지농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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