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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워 문학 감상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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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팔이 소년>을 추천한다면 어떤 추천사를 어떻게 쓰는 게 좋았을까요. 처음 저는 이 글을 접한 순간 '아, 이걸 어디엔가 알리고 싶다. 누군가에게, 불특정한 다수에게 읽히고 싶다. 읽지 않으려는 놈들의 눈에 들이붓고 싶다. 어떻게든 남초 같은데에라도 올리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습니다. 그만큼 이 짧은 이야기에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ㅁㄷㅂ에 관련한 간단한 조롱과 농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좋았습니다.

http://ilwar.com/free/246876 이 글에는 완전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혹시라도 아직 <장작팔이 소년>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먼저 작품을 접하시는 것을 권장드리옵나이다.

제목부터 '성냥팔이 소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이 이야기는 구조와 사건 역시 원작과 유사하게 배치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미 첫 줄을 보면서 마지막을 나름 짐작해볼 수 있는 좋은 패턴을 만들어 놓고 시작한 셈이지요. '장작을 판다'는 대사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의미가 아니라 성매매를 중의적으로 뜻하고 있는데, 이 작품에 이어 나오는 모든 후속편들에도 크건 적건 그런 '성매수자'로서의 장작팔이 소년의 모습이 일관적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조금 상관없는 이야기 같긴 하지만 '한남들의 맞춤법' aka '좆춤법' 혹은 '마춤뻡'에 대해 짧게 언급하겠습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인지는 짐작할 뿐입니다만, '됬'으로 상징되는 수많은 언어파괴에 가까운 오타/오기/오식들의 향연은 남성 쪽에 편중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자기검열을 하지 않는 습관 때문일까요? 어쨌든 이 나라에서 맞춤법을 틀리는 쪽은 (선입견을 잔뜩 머금은 시선이긴 합니다만) 대부분 남자들이고, 한남충들이고, 아재들이며, 한심한 남자 벌레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우리으(오타아님) 주인공 '장작팔이 소년'의 모든 대사는 좆춤법에 의거하여 완벽하게(?) 쓰여졌습니다. 이것이 의도적이라는 사실은 '소년'의 대사를 제외한 모든 서술들, 다른 인물들의 대사들은 제대로 쓰여져 있기에 더 돋보입니다. 이렇게 우스꽝스럽게 채색된 주인공의 시점에서 본 사회는 '여성상위'의 세상입니다. 비록 자신의 '장작'이 별 가치가 없고, 그래서 사려고 하지 않는 것이 전부인 것을 스스로의 좆대가리에만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애잔한 등신머리의 '장작팔이 소년'에게는 정말로 끔찍한 '기울어진 운동장'같은 사회겠지만요. 아무튼 주인공 나름의 시선은 독자들이 이 한심한 남자 벌레를 마음껏 조롱하고 비웃을 수 있는 좋은 도구입니다. :D
작가가 잊지 않는 것은 '여동생이 치킨을 먹는 동안 억울하게도 설거지를 한 억울력자'의 이야기 외에도 많은 한남충들의 어리석은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차례차례, 정교하게, 한남충스럽게 빻은 모습으로 그려내는 것이겠지요. 룸싸롱, 외국인과의 영어 대화, 지나가는 여성들과의 시비, '물의 요정' 등등 단어 하나만으로도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원작의 흐름대로 장작을 하나 하나 태우던 주인공은 결국 멋지게 스스로를 불사르며 이야기를 아름답게 마무리했지요.

<장작팔이 소년>은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패러디이고,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더구나 다른 농민들에게 자극을 주어 계속 후속편이 나오고 있게 된, 일간워스트로 보면 하나의 컨텐츠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지요. 섬세하게 지금의 대한민국과 여성혐오, 조금 과장되었지만 실로 '남성들스러운' 주인공의 디테일한 모습과 원작을 멋지게 변용한 이야기 구조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써준 작가, '놈들이말하던 양공쥬'님께 이 글을 빌어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올리고 싶습니다.


PS) 이 글을 올리기 한참 전이긴 하지만, 장작팔이 소년의 새 에피소드가 올라왔습니다! 정말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게 되는 걸까요? :)
PS2) 이 글에 문제가 있다면 언제든지 지적해주세요. 빠른 피드백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PS3) 당연한 이야기지만, 다음 감상실에서는 '비긴즈'로 뵙겠습니다. :)
http://ilwar.com/pen/247189
장작 시리즈도 그렇고 전래동화 시리즈도 그렇고 계속되었으면 좋겠다농. 그리고 냥농의 리뷰도 계속~
첫 댓글 감사합니닭~!
댓글이 없어 슬픈 1냥이었습니다냥냥 (광광운닭)

다음엔 더 잘 쓰겠다냥!
읽게 쉽게 쓰겠다는 마음가짐이었습니닭.

(두고본다는 말에 동공지진... @_@;;;;)
크 역시 원작(?)은 따라갈 수가 없구농!! 나농의 장작소년이 굉장히 초라해 보인닭ㅋㅋㅋㅋㅋ
원조주물럭(?)은 확실히 강력하죠.
하지만 뒤를 이은 에피소드들도, 당연히!! 다들 각자의 매력이 있습니다. 하나씩 얘기하도록 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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