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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워 전래동화 -장화홍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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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옛날 한 옛날에, 장화와 홍련이라는 두 딸을 가진 좌수가 살았어요.
남아선호사상에 찌든 좌수는 딸만 낳고 죽은 부인을 원망하며 아들을 낳아 자신의 대를 이어줄 여성을 찾았지요.
헬조선에 팽배한 남아선호사상에 지독하게 물든 새어머니는 장화와 홍련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아들 셋을 얻은 후로는 더욱요.

장화는 어느덧 혼인할 나이가 되어 혼수를 장만해야 했어요.
남아선호사상에 물든 새어머니는 여성인 장화에게 돈을 들이고 싶지 않아 장화를 죽이기로 결심하였답니다.
새어머니는 쥐의 털을 뽑아 갓난아이로 위장하고는 이것이 장화가 부정을 저질러 사산한 아이라며 좌수에게 보여 주었고, 판단력이 흐린 한남답게 좌수는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그 말을 믿었어요.

그 사이 장화는 무식하게 힘만 믿고 덤벼드는 장남 장쇠에게 죽을 뻔한 고비를 넘기기를 수 차례, 이 집안에서는 영영 자신의 원통함을 풀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홍련아, 이 언니는 너무나 원통하여 살 수가 없구나. 이 언니는 떠나기로 결심하였단다."
"언니, 나를 두고 어디를 간단 말이오? 갈 거라면 나도 함께 가오."

그리하여 장화와 홍련은 함께 남아선호사상에 찌든 집을 떠나기로 했어요.


집을 떠난지 얼마가 지났을 무렵이었어요. 장화와 홍련은 우연히 황당한 소문을 듣게 되었지요.

"언니, 언니. 저잣거리에 떠도는 소문을 들었소? 언니와 내가 행실이 부정하여 투신자살 했다는 소문이 파다하오. 이게 무슨 억울한 일이오, 언니."
"그게 무슨 말이냐. 우리를 누군가가 모함하고 있지 않고서야 어찌 그런 소문이 떠돈단 말이냐. 우리가 아무래도 진상을 알아보아야 할 것 같구나."

자매는 소문의 근원지를 수소문한 끝에, 자신들이 떠나온 마을의 부사에게서 소문이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새어머니가 낙태의 증거로 내민 쥐 시체를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갓난아이 시체라고 믿은 거랍니다.
한남의 멍청함에 기가 질릴 것 같았지만 현명한 자매는 꾀를 내었어요.
한남이 가장 겁을 낸다는 처녀귀신으로 분장하여 부사의 방에 잠입하기로 한 것이지요.

"으흑흑흑... 원통하옵니다..."
"ㄱ...게, 게 누, 누구냐...?!"

잔뜩 겁에 질린 티가 역력했지만 애써 박력있는 척 하려는 부사의 모습에 자매는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꾹 눌러 참았어요.

"으흑흑흑... 원통하옵니다..."
"귀, 귀신이면 나타나고 사, 사람이면 물렀...아니, 이게 아니라! 귀, 귀신이면 썩 물렀고 사람이면 나타나라!"

장화와 홍련은 병풍 뒤에 숨겼던 몸을 드러내었어요.

"저희는 투신자살한 장화와 홍련이라고 하옵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부사님께서 저희의 진실을 알아 주십사 이렇게 나타났사옵니다."
"ㅈ, 지, 진, 진실?!"
"그렇사옵니다. 저희 새어머니가 저희의 부정한 행실의 증거로 낙태물을 제시했다 알고 있사옵니다. 그것은 태아가 아니오니, 그것의 배를 갈라 보시면 진상을 아실 수 있을 것이옵니다."
"배, 배...배, 배..."

'배를 가르라'는 단어에 충격을 받은 것인지, 멘탈이 너무도 약한 한남답게 부사는 '배'라는 단어만을 반복하고 있었어요. 자매는 마지막까지 웃음을 참으며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방을 나섰습니다.

약하디약한 멘탈이 터져버린 부사는, '사람이면 나타나라'는 말에 나타났고, 정중하게 인사마저 한 채 자신의 방에서 나간 장화와 홍련이 귀신이라 철썩같이 믿고 있었어요.
이튿날 잔뜩 겁에 질린 부사가 장화의 낙태물을 다시 살피고 배를 갈라보니 안에서 쥐똥이 나온 것이 아니겠어요?
자신의 멍청함을 탓할 생각은 하지 못한 채 부사는 자신을 기만한 죄와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의 진상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죄를 물어 좌수를 능지처참하고, 새어머니가 비록 악독하기는 하나 자신의 죄를 뉘우치는 점과 앞날이 창창한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훈방조치 하였습니다.

그렇게 손수 본인들의 억울함을 푼 장화와 홍련은 헬조선을 떠나 두 번 다시 헬조선에는 발도 들이지 않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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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흐~~!! 이거이거 한나미들이 꼭 읽어야할 동화 100선에 올려야 하는 거 아닙니까?! 매우 교훈적인 이야기입니다 광광ㅠㅠ
엄청 잔혹한 동화인 장화홍련 동화가 이렇게나 멋지게 변신했구농!!
원래 이내용이었으면 좋겠다농. 이게 원본인걸루..
쥐시체 부분은 어릴때 읽을때도 너무 이상하고 끔찍한 기분이라 찝찝했는데,
바꿔주신 내용을 읽으니 힐링 되는구농.좋은글 감사합니다^^
원본은 장화와 홍련이 물에 빠져 죽은 후, 좌수의 세 번째 부인의 딸로 환생하여 장성한 후 쌍둥이들과 결혼하여 잘 먹고 잘 살았다는 결론이지만...
역시 헬조선의 여성은 헬조선을 떠나는 것이 제일가는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합니다 :)
전래동화의 권선징악 스토리를 사이다라고 하지만 누구를 위한 사이다인지 모르겠다농. 이런 게 진짜 사이다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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