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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매그니피센트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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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사무라이


<7인의 사무라이>를 서부극으로 리메이크한, 이 나라에선 '황야의 7인'으로 알려진 1960년 작품<매그니피센트7>


그리고 다국적군이 되어 돌아온 새 리메이크작 <매그니피센트 7>

사무라이 이야기가 서부극이 되었고, 그 서부극은 다시 21세기에 와서 새 서부극이 되었다. 과연 2016년작 <황야의 7인>은 <7인의 사무라이>와 어떤 연관성이 남아 있을까?

안타깝게도, 아닌 듯.


이 글은 <매그니피센트 7>의 줄거리, 등장인물, 옛 작품들에 대한 이런저런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7인의 사무라이>는 단순히 칼부림이 난무하는 액션극이 아니었다. 인물들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민초/지배계급 사이의 좀 깊은 이야기, 거기에 인물들과의 상호작용과 소소한 갈등, 거기에 작지만 치열한 '전쟁'이 얽힌 작품이었다. 이 사무라이 영화를 당시의 미국에 맞게 리메이크 한 것이 기존 1960년 작 <매그니피센트 7>이었고, 원작 사무라이 영화의 스토리와 인물을 제법 깊이 있게 재해석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2016년에 다시 현대적인 터치로 돌아온 <매그니피센트 7>은 동명의 1960년 작의 겉모습을 잘 가져왔다.
겉모습만.


다국적군으로 돌아온 '7인'

백인 7명의 구성이 다채롭게 바뀌었다. 하지만 이들은 오히려 백인 일색이었던 예전 작품보다도 더 몰개성하다. 7명은 각자 게임 캐릭터마냥 '특수 능력'과 '각종 전투 수치'가 다를 뿐, 스테레오타입스런 차이점 외 별다른 성격적인 특징이나 서로간의 소통이 없다. 본래 안면이 있는 것으로 설정된 몇몇은 그나마 대화를 하지만 이렇게 케미가 없는 일행도 참 드물지 않나 싶을 정도로 서로간 대화나 갈등이 적다. 특히나 별 설명도 없이 합류한 인디언(아메리카 원주민)과 인디언 학살자(아직까지도 인디언 머릿가죽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이는 광신도)가 아무 충돌도 없이 그냥 잘 지내는 건 너무나 어색하기 그지없다.

단조로워 보이지만 개성 만점의 7인

이렇게 인물들의 매력이 조금 떨어지는 와중에 본래 <7인의 사무라이>가 갖고 있던 서사, '죽어 마땅한 도적떼들이 침탈한 마을을 구하는' 스토리를 그대로 계승해 주인공들의 영웅성을 충분히 살릴 수 있던 1960년작과는 달리, 2016년작에서는 '금광 재벌과 결탁한 용병들이 수탈하는 마을에 고용된' 이야기로 바뀌었는데, 매력 없는 금광 재벌 악역은 그렇다치고 마을 사람들, 적으로 상정된 용병들에 관한 이야기 역시 거의 생략되다시피 하여 드라마는 더 힘이 빠진다. 처음 멤버를 모으러다니는 것은 나름 흥미진진하지만 7인이 모이고 마을에 들어서면서부터 서사는 끝나버린다. 그들은 고용되어, 싸우고, 이긴다. 인물간의 상호작용처럼 적아의 갈등은 그저 한 판의 큰 총싸움으로 마무리되어 버릴 뿐. 이미 승패는 뻔하다. 더구나 원작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누가 죽고 누가 살 것인지까지 훤히 보일 정도. 더 길게 이야기 할 것도 없이, 이 영화의 모든 등장인물들은 '얄팍하다'.
이렇게 인물과 스토리에서 모두 김이 빠져버렸지만 총싸움과 대규모 '전쟁'장면을 보자면, 제법 괜찮다. 특히 영화 전반부 멤버들의 소개 겸 합류하는 장면들에서 보여지는 각각 인물들의 '전투 능력 소개'는 그럭저럭 즐길 거리. 비록 이미 다른 서부영화들에서 빌어온 것들이기는 하지만, 아무튼 이병헌의 칼질을 위시해서 어느 정도는 잘 짜여진 액션 장면들은 즐겁다. 너무 너무 대규모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그나마도 흐릿해지기는 하지만.
사무라이들은 보수나 위업을 바라고 그 마을을 지켰던 것만이 아니었다. 허세가 섞이긴 했지만 그런 건 '무사도'라고 불러줄만 하다.
1960년작의 7인은 제각각 다른 목적을 갖고 있기는 했지만 결국 영웅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에 성공했다. 그들 각각의 최후도 비장하고 멋졌다.
2016년작의 7인은 왜 모였는지 알 수 없는 인물들이 섞여있다. 모든 일을 해결하고 바로 마을을 떠나는 생존자들을 보며 영웅이라기보다는 '뭐지 쟤네들'하는 생각이 들 정도.

리메이크의 리메이크는 원조주물럭이 갖고 있던 모든 '철학'을 희석해버렸다. 인물도, 사건도, 주제도 흐릿하다. 오직 남은 건 지금까지 영화가 발전해며 꾸준하게 쌓여 발전된 영화적 기술, 연출에 크게 빚을 진, 그럼에도 아무튼 잘 짜여진 일련의 액션 씬들 뿐.

큰 화면에서 총질하는 모습만큼은 만족스러웠다. 딱 그 정도. 굳이 추천하고픈 영화는 아니었다.


PS) 요즘 영화답게 '여자'에게 나름의 일을 준다. 맨스플레인하는 남자를 딱 잘라 거절하는 장면도 나온다. 예전 영화들같으면 당연히 나올 법한 섹드립(을 가장한 성희롱)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PS2) 개틀링 건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강하다. 이병헌과 에단 호크가 그저 개틀링 난사로 함께 쓸려버리다니......(병사 1, 2냐고!?)
PS3) 예전부터 유명한 제목인 <황야의 7인>을 안 쓴 이유가 도대체 뭘까?
http://ilwar.com/movie/249365
감독이 안톤 후쿠아라 깊이 있는 영화를 바라긴 애초에 무리였겠죠
혹성탈출은 틀린 표현인데 굳이 쓰면서 발음도 어려운 매그니피센트 쎄븐은 참.....
그러게요. 제목이 아쉬웠습니다.
깊이라... 최소한의 말이 되는 이야기를 기대했을 뿐이었는데, 인물도 사건도 좀 엉성했습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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