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새 글

문학 교과서를 읽다가 명작을 발견했읍니다.

xjAej명 읽음13개 덧글
1879년에 입센(Ibsen)이 쓴 '인형의 집'입니다. 노라의 대사가 하나하나 너무나 주옥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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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라 : 저는, 제 자신을 되돌아보고, 주위를 잘 판단할 수 있도록 홀로 서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래서 이 이상, ......당신 곁에 있을 수가 없어요.
이제부터는 저한테 무슨 일을 못 하게 한들 소용없답니다. 제 물건은 가지고 가겠어요. 당신 것은 아무것도 갖지 않겠습니다. ......지금도 또 앞으로도요.

헬머 : 당신의 가정, 당신의 남편, 그리고 당신의 아이들을 버리고 나가다니! ......생각 좀 해 봐요, 대체 세상 사람들이 뭐라 할 건지. 당신은 자기의 신성한 의무를 저버리겠단 말이요? 남편에 대한 의무, 아이들에 대한 의무가 있지 않소.

노라 : 저한테는 그 밖에 그에 못지 않은 신성한 의무가 있답니다.

헬머 : 없어. 그런 건 없단 말이오! 도대체 그게 뭐요, 어디 말해 봐요!

노라 : 자기에 대한 의무입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하나의 인간입니다. 당신하고 똑같은 인간입니다. ......라고 말하기보다는 이제부터 인간이 되려고 노력하겠어요. 하지만, 이젠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거나 책에 씌어 있는 것을 저는 표준으로 하지 않겠어요. 저는 제 자신의 힘으로 생각하겠습니다.

헬머 : 난 당신을 위해서라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을 하겠소, 노라. 하지만 난 남자란 말이오. 비록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 할지라도 명예를 희생시키는 짓은 할 수가 없는 거라오!

노라 : 그렇지만, 몇천만이나 되는 여자는 그렇게 하고 있어요.
(중략)
그리고 나는 또 전과 마찬가지로 당신의 자그마한 종달새, 당신의 인형이 되어야 했고요. 앞으론 더욱 조심조심 손바닥 위에 모시도록 하겠다고 말씀하셨지요. 이처럼 약하고 망가지기 쉬우니까, 라면서!

헬머 : 나는 아주 딴 사람이 되어 줄 텐데......

노라 : 그러시겠지요. ......인형을 잃어 버리셨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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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모님을 뵙읍니다...
http://ilwar.com/free/247557
Aㅏ.. 대모님을 뵙읍니다...22222

문학 교과서라면 고등학교 교과서 인가요? 읽어보고 싶은데 고전이라 과연 도서관에 있을 지 모르겠네요.
잠재적 피해자님 혹시 특목고세요? 저는 일반 인문계 였는데 배운 기억이 없네요.
대학 1학년때 문학수업 들으면서 인형의 집 소설읽고 리포트도 썼었다. 나농도 참 빻은것이 그 당시엔 그 소설을 읽으면서 노라 남편을 보고 혀를 찼었는데 그게 나와 같은 남성들 일반의 욕망과 같다는 것은 죽어도 인지하지 못했닭. 이건 옛날 이야기고 그 당시 여성들의 심정이지 지금과는 무관하다고...... 딱 그 정도로 인식했었닭. 지금 시대 정도면 이때 여성들이 원하는 평등과 주체성이 실현된 세계가 된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닭.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닭. 여성차별을 비판하는 리포트를 쓰면서도 그 비판에서 남성인 나를 배제하고 내가 사는 시대를 배제하고 썼다니.......
교과서 '인형의 집' 페이지에 밑줄이 쳐져 있고 이런저런 글이 써져 있는 걸로 보아 분명 수업시간에 짚고 넘어간 것 같은데(어쩌면 시험에 나왔을지도 모르고요) 근데 내용이 하나도 기억이 안 나네요 ㅜ_ㅜ
교과서 훑다가 '이런 걸 배웠었어?!' 하고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당시의 저는 이런 내용을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저 희곡이 발표되었을 당시, 비평가들과 대중들에게 온갖 비난과 혹평을 받고 사회적으로 매장당할 정도의 반발들이 끓어올라서 (심지어 배우에게 대놓고 "노라는 괴물이다" 라고 했다고..) 노라 역을 맡은 배우가 입센에게 엔딩을 고쳐달라고 요청했다네요. 입센은 그 압박들과 요청에 고민하다가 다른 작가에게 고쳐지는 것 보단 자기 손으로 고치는 게 낫다고 생각해 결국 엔딩을 수정했다고 해요. 원래는 노라가 집을 나가지만 수정된 엔딩에선 남편이 노라를 강제로 아이들 방에 떠밀어 넣고, 노라는 그 방에서 잠든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엄마로서의 의무감과 사명감을 다시 깨닫고 집을 나가지 않는 것으로.. 그래서 엔딩이 두 가지라고 합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남근다발과 사회의 집단 보복 패턴이 너무 한결같아서, 울분과 한과 설움이 울컥하는 바람에 마치 목이 꽉 막힌 것 처럼 심히 아프네요. 덕분에 좋은 작품 알게 되서 정말 감사합니다.
 초등학교때 이 책보고.. 아...가정폭력때문에 죽어나고 엄마가 가장인데 집에 와서 노예처럼 일하면서 초딩 딸만 골라서 동참시키고 남편 기죽일까 아들 기죽일까 물까지 떠먹이며 부둥부둥하고 스트레스는 딸한테 풀고 남편이 딸 보고 흥분하면 딸이 발랑 까진거라면서 화풀이하고..딸이 필요한 건 기본적인 것도 다 무시하고 아들에겐 모든 옵션을 다 채워주려하고 일가친척 개저씨들 다 모여서 초딩아이 가슴 보고 싶어서 난리치고 개저씨들 명자친척들 여자는 이렇게 저렇게 다 맞춰야 되고 원하는게 없어야 되고 시스템적으로 차별받아야 한다고 끊임없이 세뇌시키고..아들만 있는 이모는 시도때도 없이 조카 대상으로 예비며느리군단 노예 교육하고, 학교에선 브라만 안해도(초등학생인데) 난리난리가 나고 짧은 치마 입었다고 365일 씹어대고 새 생리대 좀 바닥에 떨어뜨렸다고 여자들이 알아서 "남자는 그런거 싫어해" "관리 잘해야지" 이러고 앉아있고..브라끈 때리고 가고 치마들추는 남자애 투성인데 어른들이 "하지마라고 단호하게"말하거나 "의연하게 극복하라" 고 하면서 남자애는 흐뭇하게 쳐다보고.. 할머니(아버지쪽)가 미취학 여자아기만 딱 골라서 며느리 대신삼아 구박하면서 대가족 설거지 시키고 세뱃돈 1000배 차별을 모든 가족 앞에서 보여주면서 일부러 여혐을 내면화 하며 남자아이 기살리려고 난리치고......초등학교 내내 여자애들만 골라서 걸레 빨래 시키면서 며느리 교육 시키는 선생들이랑 싸워야 되고.
이런 현실에서....무슨 말인지는 알겠고 맞는 말이고 내가 저 상황이라면 하고 생각해보면 참 공감가는데..그냥 현실이 너무 전쟁같아서 멍하기만 했다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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