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새 글

(페미니즘) 이대로 끝나지 않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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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도서관에 도착한 어린 나를 페미니즘 서적이 있는 구간으로 이끌었는가.
그 많던 책들 중엔 나의 꿈이 있고, 열망도 있고 무관심도 있었다. 그러나 페미니즘 책은 달랐다.
그 책에는 현실이 있다. 나의 겉가죽을 뜯어내도, 사상을 도려내도 남아있을 비릿한 현실이 활자로, 삽화로 기록되 있다.

둘째딸인 나는 방도 없었다. 거실에 이부자리를 펴고 새벽까지 그 활자들의 흡입했다.
머릿속 가득 나의 현실과 나의 친구들의 현실이 나체가 되어 분노하고 있다. 이상향을 향해 비명을 지르며 분노하고 있다.

나는 페미니즘 책을 읽다가 울기도 했다.
왜냐하면 이 책을 닫는 순간 모든 여성이 되돌아가야했던 현실로 나도 돌아가야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아빠가 돌아왔어"라며 무기력하게 보여주던 친구의 피멍든 팔이.
가족들이 먹고 남긴 쉬어빠진 반찬을 우겨넣으며 "이러면 자꾸 살찌는데"라며 웃는 어머니의 얼굴이.
몇번이고 낙태 당할 뻔했던 뱃속의 내가, 그리고 나의 언니가 결국은 태어나 마주한 세상이.
어머니를 연민해서 집안일을 하면 "그래도 딸내미 낳길 잘했다."는 소리를 듣게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책을 닫고 형광등을 끈 나는 기도했다. 나의 날카로운 재능을 갈아 무디게 만드는 저 손들... 말들... 눈빛들...
저것들을 모조리 불로 태워버려달라고. 그리고 새로운 인류로 역사를 다시 쓰게 해달라고 빌었다.
개처럼 엎드려 울부짖으면서 인간다움을 갈구했다. 그러나 내일에는 비웃는 듯이 뜨거운 태양이 떠올랐다.

그 태양 아래에서 말라죽어가는 초목처럼 비틀비틀 걸어가는 동안 얼마나 갈증을 느꼈는가.
친구들은 묻는다. "넌 조용한 녀석인 줄 알았는데 왜 메갈리아같이 극단적인 곳을 지지하냐?"라고.

그럼 나는 장작이 타오르면 쓰레기를 모아 불 태우던 유년기의 기억을 되새긴다.
피부에 닿는 끄을음의 냄새와 역동적으로 번식하는 붉은 뜨거움을 만끽하다가 마시는 시냇물.
그 때 내가 느꼈던 상쾌함을, 한줌 차가운 물이 목구멍을 쓸고 지나가는 그 예민한 감각을 설명한다.

통쾌하다! 부조리를 적나라하게 벗겨내고 결코 용서하지 않는 저 단호함이 통쾌하다.
괴롭다! 그러나 즐겁다. 나의 울분을 이불속이 아닌 곳에서 토로해본적이 있는가?

대한민국은 지금, 내가 읽었던 어떤 페미니즘 책보다도 흥미진진한 내용으로 타오르고있다.
다만 이대로 이 책을 덮으면, 돌아올 현실이 과연 어떤 모습일까라는 물음이 자꾸만 떠오르는 것이다.
이 책이 영원히 끝나지 않겠끔, 다음 페이지를 쓰고, 또 쓰고 싶다.

그 것이 내가 요즈음 잠들 때마다 하는 기도이다.
http://ilwar.com/free/246381
메갈은 그간 여성들에게 허용하지 않던 것을 이야기 할 수 있게 해주는 새로운 언어란 생각이 든닭. 드디어 말할 수 있는 도구를 얻었다는 느낌.
맞습니다. 여성은 자신의 "불편함"을 말하는게 허용되지 않았죠. 허용된다한들 사회가 인정하는 "귀여운" 언행으로 표현해야했습니다. 그런데 메갈리아가 생긴 이후, 자신의 "불편함"을 자신이 원하는 방법으로 표현하고 있죠. 메갈리아는 여성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이는데 공헌한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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