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새 글

일베x오유x소라넷 팬픽) 보이콧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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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베에게 네가 마음에 안 들지만 이번만큼은 지지하겠다고 했다.

"이기이기! 오유 씹선비들도 응원하노! 메퇘지들 찔러죽이러 간다 이기!"

일베는 허공을―아마도 그의 상상 친구들이 있으리라 짐작되는 곳을―향해 몇 번 그렇게 중얼거렸을 뿐이지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나는 정체 모를 상실감을 느꼈다. 지난 다섯 해 동안 우리는 지겹게도 서로를 생각해오지 않았던가.

"흠." 나는 검지로 안경을 밀어올렸다. "착각하지 마시죠. 저는 그저 공.공.의 적 앞에서 연합할 뿐입니다만."
"메갈리아로 하나됐다 이기야!"

나는 일베를 따라 함께 약속 장소까지 걸어갔다. 버스의 한 귀퉁이가 길이 꺾어지는 곳에 비죽 튀어나와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와 있었던 모양인지 버스 내부는 시끌벅적했다.

"하, 안녕하십니까. 여자분은 아니시죠? 여기는 보이콧이고, 여자분은 걸.콧을 찾으셔야 할 테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여자들도 티셔츠 만드는데 우리도 티셔츠 만드는 거 어때요? I am not your prince 같은 걸로."
"훗, 사관으로써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 사건이군요."

모두들 익숙한 얼굴이었다. 루리웹. 클리앙. 나무위키. 이종. 알싸. 디매. 친했던 이도, 데면데면하던 이도, 사이가 틀어졌던 이도 모두 있었지만 이제 와서는 모두 옛 일에 불과할 뿐이었다.

옛 일. 그 어절에 나는 불현듯 그리운 심상을 떠올렸다.

한 달 전, 사촌형이 죽었다. 몸을 팔아 살아가던 그는 누구도 좋아하지 않았던 집안의 천덕꾸러기였지만 돌이켜보면 그건 위선이 아니었나 싶다. 나는 아직도 어렸을 적의 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아는 형들에 이끌려 한밤중에 사촌형의 집을 찾아간 날을. 나는 텁텁한 침묵이 감도는 5인승 밴 안에서 여러 생각을 했다. 형은 어떻게 될까, 하고. 집안 망신은 다 시킨다며 역정을 내던 이종 형을 보면 사촌형이 오늘에야말로 맞아 죽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자연스레 일었다.

하지만 나를 기다리던 것은 전혀 다른 광경이었다.

(이건 제가 도무지 못 쓰겠어서 안 쓰니까 알아서 상상하시길 바랍니다)

나는 자그맣게 형의 이름을 발음해 보았다. 소라넷, 하고. 가랑이 사이가 조금 묵직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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